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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트리거》 정리

by Soullatte 2025. 9. 17.

1. 줄거리 개요

한국 사회에 기묘하게 “불법 총기”가 풀리고, 어느 날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출처도, 누가 왜 사용했는지도 불명확한 총들이 돌연 등장하면서, 평범한 사람들과 약자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총을 손에 쥐게 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과 재난, 정의와 복수 사이의 경계가 뒤섞인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두 남자가 있다: 전직 군인이자 감정과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이도와,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더 급진적인 길을 택하려는 문백.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총기를 사용한 이들을 추적하고, 때로는 말리고, 때로는 대립하면서 사건의 본질을 드러내 간다. 

각 회차가 진행될수록 ‘왜 사람들이 총을 쥐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이 중심 주제로 반복된다. 가정 폭력, 학교 폭력, 사회적 무관심, 제도의 공백 등이 겹겹이 쌓이면서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순간들이 확대되고, 그 폭발이 총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부른다. 

결말 부분에서는, 조현식의 딸 전세사기 피해 → 극단적 선택 사건이 발생하면서, 그의 분노가 방아쇠를 당기게 만든 계기가 되며, 모든 갈등이 폭발하는 국면으로 치닫는다. 정의, 책임, 대죄 등 여러 감정적·윤리적 질문들이 마주선 상태로 최종 국면에 다다른다. 


2. 등장인물 및 특징

다양한 인물이 나오지만, 이야기의 축을 이루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인물배우특징 / 역할
이도 (김남길) 김남길 전직 군인 출신. 총기의 사용과 무력에 대해 내적 갈등이 있음. ‘정의’와 ‘책임’을 중요하게 여기는 인물이자, 총을 손에 쥐게 된 사람들을 멈추려는 쪽. 
문백 (김영광) 김영광 분노나 사회 부조리에 대한 울분을 갖고, 변화 혹은 파괴를 통해 응답하려는 쪽. 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권력 구조를 뒤흔들려는 사상을 지님. 
조현식 김원해 경찰 쪽 인물 중 하나. 피해자 혹은 주변자 중 하나로, 제도의 한계와 개인의 절망 사이에서 갈등함. 특히 가족 문제, 전세사기 피해 등의 사건과 연결됨. 
기타 경찰 인물들, 구정만 일당, 글로리파, IRU, “총을 받은 사람들” 등 여러 배우들 제도적인 역할, 범죄 조직 또는 사회 부조리의 화신, 혹은 피해자-가해자 경계에 선 인물들.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총을 쥐게 된 배경이 서로 다르며, 각자의 선택이 드라마의 긴장감을 만듦. 

이 외에도 학교폭력 관련 인물들, 정일고등학교 관계자 등이 등장하면서, 청소년 폭력의 구조, 어른들의 방관, 사회적 책임 문제가 드러난다. 


3. 배경 및 사회적 맥락

  • 한국 사회에서의 총기란 장치
    한국은 실생활에서 불법 총기 사태가 거의 일상적이지 않다. 따라서 총기를 소재로 한 드라마는 늘 “허구적 상상”의 영역이었다. 그런데 《트리거》는 “만약 한국 사회에 불법 총기가 대거 유입되고 일반인이 그것을 손에 쥐게 된다면”이라는 가정 위에서 사회 구조, 제도, 인간 심리를 들여다본다. 이 경우 총은 단순 무기가 아닌, ‘무력’의 상징, 억눌린 감정의 결과, 권력 관계의 역전 가능성 등을 나타내는 장치가 된다. 
  • 제도적 공백과 사회적 외면
    학교 폭력, 전세 사기, 가정 폭력, 사회적 무관심 등이 드라마 내 반복되는 배경이다. 피해자들이 제도나 사회적 응답을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무관심 또는 지연, 회피가 많다는 설정이 핵심 갈등의 축이다. 이 배경 때문에 사람들은 총을 손에 쥐고, 또한 무력한 제도나 법 앞에서 절망하게 된다. 
  • 감정의 누적과 트라우마
    많은 인물이 과거의 상처, 가족 문제, 사회적 소외감 또는 분노의 누적 상태를 가지고 있다. 그 트라우마들이 겹치면서 “방아쇠(Trigger)”가 되는 순간들이 드라마의 전개를 이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내면 심리, 양심과 책임, 선택의 순간이 강조됨. 
  • 장르적 융합: 액션·스릴러·사회 고발
    단순한 액션 스릴러가 아니다. 사회 고발적 요소가 강하고, 인간 내면 심리와 제도적 윤리에 대한 질문이 함께 있다. 제작비도 상당하고, 이야기 규모 또한 클 뿐만 아니라, 사회적 파장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보인다. 

4. 핵심 교훈 및 메시지

이 드라마가 단순한 오락물을 넘어서 주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무력도 응답도 ‘책임’을 요구한다
    총을 들었다는 것은 단순한 폭력의 상징만이 아니다. 그 무력 뒤에는 누군가의 삶, 가족, 사회 관계가 깔려 있으며, 반드시 ‘대가’와 ‘책임’이 따른다. 이도처럼 자신의 트라우마가 있음에도 공적 책임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드라마 내에서 중요한 축이다.
  2. “사람이 방아쇠를 당기게 만드는 것들”에 주목하라
    억압, 무관심, 좌절, 사회적 실패, 부정의 등이 한 사람을 극단으로 몰아간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순간들을 미리 감지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지, 사회나 공동체는 그러한 고통에 대해 얼마나 민감한지를 묻는다.
  3. 제도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
    법, 질서, 권력 기관 등 제도는 중요하지만, 그 제도의 공간 밖에서 벌어지는 개인들의 절망, 외로움, 분노는 쉽게 흡수되지 않는다. 제도의 공백, 느린 응답, 혹은 무관심이 결국 폭발적인 행동의 원인이 된다.
  4. 정의와 복수, 옳고 그름의 경계는 모호하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명확히 선악 구도로 분리되지 않는다. 문백의 주장이나 행동이 전적으로 옳은 것만은 아니고, 이도의 선택 또한 고통과 대가를 동반한다. ‘누가 더 옳다’보다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인간적 질문이 중심이 된다.
  5. 우리 사회도 ‘방아쇠’를 지닌 사람들과 가깝다
    “이야기가 망상적이다”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드라마는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외면하는 고통, 갈등, 실패, 불공정이 얼마나 많은지를 상기시킨다. 누군가의 삶 속 트리거가 언젠가는 나 혹은 우리 모두의 것이 될 수 있다는 경고와도 같다.

5. 비평적 시선: 장점과 한계

드라마 《트리거》가 가지는 강점과 동시에 한계도 함께 살펴보면, 균형 있는 시청이 가능하다.

  • 장점
    • 소재의 대담성: 한국 드라마에서 총기 액션 + 사회붕괴적 설정은 드물었고, 그만큼 충격과 흡입력이 있음.
    • 인간 심리와 감정의 누적 구조: 각 인물의 상처와 선택이 단순히 사건 중심이 아니라 감정 중심으로 얽혀 있어서 몰입감이 높음.
    • 사회적 메시지가 분명함: 불평등, 무관심, 제도적 공백 등 현실적 문제를 외면하지 않음.
  • 한계
    • 현실성의 희생: 제도의 대응, 경찰/언론/사회 일반 시민의 역할 등이 과장되거나 생략된 부분이 있어 “감정 드라마”로만 남는 느낌을 준다는 비판 있음. 
    • 감정 과잉 및 개연성 문제: 극단적 상황과 선택들이 있을 법하지만, 드라마적 연출을 위해 현실적 멈춤이나 비판적 거리감이 약할 때 몰입이 깨진다는 의견도 있음. 
    • 균형 있는 대화의 부족: 다양한 관점이 나오긴 하나, 총기를 쥔 사람들 vs 멈추려는 사람들 간의 극적 대립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만 그려지는 경우가 있다는 피드백도 있음.

결론

《트리거》는 단순한 스릴러나 액션 드라마가 아니다. 사회의 어두운 면, 인간의 트라우마, 제도의 허점, 정의와 책임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들의 이야기다. 방아쇠는 물리적인 총의 방아쇠만이 아니다. 감정, 무관심, 부당함, 외로움, 상처—이 모든 것이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방아쇠이다. 이 드라마를 보고 난 후, 시청자는 단순히 “누가 나쁘다/누가 옳다”를 판단하기보다는 “내 주변에 어떤 트리거가 있는가?”, “나는 누군가의 방아쇠를 당기게 한 적 없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